*목회자 칼럼: (민속명절인 추석을 보내면서)
지난 주일은 민속 고유명절인 추석이었다. 미국은 추수감사절 휴가를 지키기에 추석은 휴일도 아니고 그냥 지나쳐 버리기가 쉽다. 그런데 이번 추석은 다행히 예배를 드리고 집사님이 준비하신 떡을 함께 나누니 명절이라는 기분이 든다. 한국에는 추석 다음 날이 국군의 날, 3일은 개천절이라 주말과 함께 이번 추석에는 거의 모든 직장이 5일 동안 즐거운 추석 연휴를 보냈다.
저녁에 한 집사님을 만났는데 오전예배를 드리고 아버지 묘소에 성묘를 다녀왔다고 말씀하신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추석에는 조상들을 위한 추모예배도 드리고 성묘도 하는데 미국에 살다 보니 그렇게 하지도 못하는 불효자라는 생각이 들며 회개하였다.
그러면서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한 호주 여성의 감동적인 기사가 생각났다. 당시에 로빈 글린이 60 여년 전 올림픽 메달을 딴 아버지의 유골을 추억의 경기장에 뿌리고 온 사연을 털어놔 화제를 모았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로빈 글린(여·호주)은 아버지 조지 에이버리를 화장하고 남은 재를 8월 9일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 가져갔다. 아버지의 유골을 몰래 경기장으로 반입한 것은 그가 1948년 런던올림픽 당시 바로 이곳에서 세단뛰기 은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조국에서 열린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지켜보며 에이버리를 영광의 장소로 다시 모셔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글린은 호주 A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2000년에 아버지를 다시 이곳으로 데려오기로 결정했다”며 “아버지는 런던에 다시 오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불행히도 몇 년 전 세상을 뜨는 바람에 직접 오실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글린은 포기하지 않고 자매, 남편, 자녀 등 온 가족과 함께 세단뛰기 결승 일정에 맞춰 2012 런던올림픽 입장권을 예매한 뒤 2006년 숨진 아버지의 유골을 갖고 입장하는 데 성공했다. 글린은 “사실 우리는 아버지를 몰래 모시고 들어갔을 뿐 아니라 트랙 가까이 내려가 아버지를 화장하고 남은 재를 바람에 날리기까지 했다” 유골의 재는 정확하게 세단뛰기 도움닫기 트랙에 흩뿌려졌다. 그는 “재를 뿌리고 나서 가족들과 함께 ‘아버지는 그가 준우승을 차지한 바로 그 경기장에 있다’고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글린 가족은 아버지의 소원을 풀어준데 데 이어 보너스로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의 남자 200m 2연패도 직접 관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단다.
결실의 계절을 보내면서 한 해 동안도 지켜 주신 하나님의 크신 은혜에 감사 기도를 드리며 이 축복의 절기를 보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