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칼럼: (용욱이의 예수님께 보내는 편지)
근데 마침 어린이날 기념 글짓기 대회가 덕수궁에서 있다면서 우리 담임 선생님께서 저를 뽑아서 보내 주셨어요.
저는 청송에 계신 아버지와 서초동에서 꽃가게를 하면서 행복하게 살던 때 얘기를 그리워하면서 불행한 지금의 상황을 썼거든요. 청송에 계신 아버지도 어린이 날에는 그때를 분명히 그리워하시고 계실테니 엄마도 술 취하지 말고 희망을 갖고 살아주면 좋겠다고 썼어요.
예수님, 그 날 제가 1등 상을 타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아시지요? 그 날 엄마는 너무 몸이 아파서 술도 못 드시고 울지도 못하셨어요. 그런데 그 날 저녁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 오셨어요. 글짓기의 심사위원장을 맡으신 노 할아버지 동화작가 선생님이 물어 물어 저희 집에 오신 거예요. 대접할게 하나도 없다고 할머니는 급히 동네 구멍가게에 가셔서 사이다 한 병을 사오셨어요. 할아버지는 엄마에게 똑똑한 아들을 두었으니 힘을 내라고 위로해 주셨어요.
엄마는 눈물만 줄줄 흘리면서 엄마가 일하는 술집에 내려가시면 약주라도 한잔 대접하겠다고 하니까 그 할아버지는 자신이 지으신 동화책 다섯 권을 놓고 돌아가셨어요. 저는 밤늦게까지 할아버지께서 지으신 동화책을 읽다가 깜짝 놀랐어요.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책갈피에서 흰봉투 하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펴보니 생전 처음 보는 수표가 아니겠어요. 엄마에게 보여 드렸더니 엄마도 깜짝 놀라시며 “세상에 이럴수가…이렇게 고마운 분이 계시다니” 말씀하시다가 눈물을 흘리셨어요. 저는 마음 속으로 ‘할아버지께서 가져 오셨지만 사실은 예수님께서 주신 거예요’ 라고 말하는데, 엄마도 그런 내 마음을 아셨는지 “얘 용욱아 예수님이 구원만 주신 것이 아니라 50만원도 주셨구나” 라고 우시면서 말씀하시는 거예요. 할머니도 우시고 저도 감사의 눈물이 나왔어요.
동생 용숙이도 괜히 따라 울면서 “오빠, 그럼 우리 안 쫓겨나구 여기서 계속 사는거야?” 말했어요. 너무나 신기한 일이 주일날 또 벌어졌어요. 엄마가 주일날 교회에 가겠다고 화장을 엷게 하시고 나선 것이예요.
대예배에 가신 엄마가 얼마나 우셨는지 두 눈이 솔방울만해 가지고 집에 오셨더라구요. 나는 엄마가 우셨길래 또 같이 죽자고 하면 어떻게 하나 겁을 먹고 있는데 “용욱아, 그 할아버지한테 빨리 편지 써. 엄마가 죽지 않고 열심히 벌어서 주신 돈을 꼭 갚아 드린다고 말이야” 라고 하는 것 아니겠어요. 저는 엄마가 저렇게 변하신 것이 참으로 신기하고 감사했어요.
‘고마우신 예수님! 참 좋으신 예수님 감사합니다. 할아버지께서 사랑으로 주신 수표는 제가 커서 꼭 갚을께요. 그러니까 제가 어른이 될 때까지 동화 할아버지께서 건강하게 사시도록 예수님이 돌봐주세요. 이것만은 꼭 약속해 주세요. 예수님! 너무나 좋으신 예수님! 이 세상에서 최고의 예수님을 용욱이가 찬양합니다.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용욱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