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16주년을 보내면서
한 미국 교포가 월드 트레이드 센터(World Trade Center)에 입주한 회사의 부사장 겸 집행위원으로 워싱턴에 살고 있었습니다. 9월 11일 그가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뉴욕의 5인 집행위원회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중요한 모임이라 밤늦게까지 회의를 준비한 후 침실로 가니 몸이 약한 아내가 아침에 마신 커피 때문에 잠을 못 자고 뒤척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커피를 끊을 테니 당신도 커피를 끊으라!”고 짜증을 냈습니다.
다음날 아침, 전날 한 말 때문에 늘 습관처럼 마시던 커피를 마시지 않고 그냥 집을 나섰습니다. 공항에 도착해 평상시라면 바로 탑승했지만 그날은 커피를 사러 잠시 상점에 들렀는데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 짜증을 내며 커피 대신 찬 딸기주스를 마셨습니다. 뉴욕 공항에 예정대로 아침 8시에 도착했습니다. 평소 같으면 바로 차를 탔지만 직전에 마신 딸기주스로 인해 속이 뒤틀려 화장실로 가서 15분을 지체한 후 차를 탔습니다.
WTC 건물에 접근하면서 수석부총재에게 15분 늦겠다고 전화하는데 갑자기 통화하던 부총재가 “불이다. 여길 나가야 한다.”라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잠시 위쪽을 올려다보는데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머리 위로 한 대의 대형 여객기가 낮은 고도에서 전 속력으로 달려오더니 WTC 두 번째 건물을 정면으로 들이받았습니다. 그 비행기가 돌진한 장소가 바로 회의 장소였기에 만약 15분을 지체하지 않았다면 그는 영락없이 생명을 잃었을 것입니다.
결국은 아내가 뒤척인 것, 커피 줄이 긴 것, 딸기주스 먹고 설사로 15분 늦게 된 것 등이 그때는 짜증난 일이었지만 나중에 보니 하나님이 살려주시려고 그런 일이 있게 하신 것이었습니다. 그처럼 손해가 되었던 일과 답답했던 일이 나중에 선의 재료가 될 때가 많습니다. 고난을 당하면 그 고난이 어떤 축복을 가져다줄지 인내하고 기다리면서 환경을 원망하지 말고 사람도 원망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한 방향이 막히면 다른 방향이 열리게 하십니다. 왜 하나님이 그렇게 하십니까? 그 길이 사실상 더 좋은 길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