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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칼럼(1/27)

목회자 칼럼:     (용욱이의 예수님께 보내는 편지)

사랑하는 예수님 안녕하세요? 저는 구로동에 사는 용욱이예요.

구로 초등학교 3학년이구요. 우리는 벌집에 살아요. 벌집이 무엇인지 예수님은 잘 아시지요? 한 울타리에 55가구가 사는데요. 방문에 1, 2, 3, 4, 5…번호가 써 있어요. 우리 집은 32호예요.   화장실은 동네 공중변소를 쓰는데, 아침에는 줄을 길게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해요. 줄을 설 때마다 저는 21호에 사는 순희 보기가 부끄러워서 못 본 척 하거나 참았다가 학교 화장실에 가기도 해요. 우리 식구는 외할머니와 엄마, 여동생 용숙이랑 4식구가 살아요.

우리 방은 할머니 말씀대로 라면박스만해서 4식구가 다같이 잠을 잘 수가 없어요. 그래서 엄마는 구로2동에 있는 술집에서 주무시고 새벽에 오셔요.

할머니는 운이 좋아야 한 달에 두 번 정도  취로사업장에 가서 일을 하시고 있어요.   아빠는 청송교도소에 계시는데 엄마는 우리보고 죽었다고 말해요.

예수님, 우리는 참 가난해요. 그래서 동회에서 구호양식을 주는데도 도시락 못 싸 가는 날이 더 많아요.   엄마는 술을 많이 먹어서 간이 나쁘다는데도 매일 술 취해서 어린애 마냥  엉엉 우시길 잘하고 우리를 보고 “이 애물 단지들아! 왜 태어났니…  같이 죽어버리자” 고 하실 때가 많아요.

지난 4월달 부활절날 제가 엄마 때문에 회개하면서 운 것 예수님은 보셨죠.                         저는 예수님이 제 죄 때문에 돌아가셨다는 말을 정말로 이해 못했거든요. 저는 죄가 통 없는 사람인줄만 알았던 거예요. 그런데 그 날은 제가 죄인인 것을 알았어요.  저는 친구들이 우리 엄마보고 ‘술집 작부’라고 하는 말을 듣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구요. 매일 술 먹고 주정하면서 다같이 죽자고 하는 엄마가 얼마나 미웠는지 아시죠. 지난 부활절날 저는 ‘엄마 미워했던 거 용서해주세요’라고  예수님께 기도했는데,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피 흘리시는 모습으로 ‘용욱아 내가 너를 용서한다’ 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서 저는 그만 와락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어요.

 그날 교회에서 찐계란 두 개를 부활절 선물로 주시길래 집에 갖고 와서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드리면서 생전 처음으로 전도를 했어요.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을 받는다구요.

몸이 아파서 누워계시던 엄마는 화를 내시면서 “흥, 구원만 받아서 사냐” 하시면서 “집주인이 전세금 50만원에 월세 3만원을 더 올려달라고 하는데, 예수님이 구원만 말고 50만원만 주시면 네가 예수를 믿지 말라고 해도 믿겠다” 하시지 않겠어요.  저는 엄마가 예수님을 믿겠다는 말이 신이 나서 기도한 거 예수님은 아시지요? 학교 갔다 집에 올 때도 몰래 교회에 들어가서 기도했잖아요.

근데 마침 어린이날 기념 글짓기 대회가 덕수궁에서 있다면서  우리 담임 선생님께서 저를 뽑아서 보내 주셨어요.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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