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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9/1) “사과 한 알(3)”

                     *사과 한 알(3)* <헤르만,로마 로젠발트 부부 이야기>

나는 미국으로 건너와 새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시 여러 해가 흘러, 1957년이 되었다. 그 무렵 나는 뉴욕 시에 살고 있었다. 한 친구가 나에게 자기가 아는 어떤 여성을 소개해 주겠다고 말했다.

몇 번을 거절하다가 나는 마지못해 그 자리에 나갔다. 그런데 로마라는 이름의 그녀는 좋은 여성이었다. 그리고 그녀도 나처럼 이민자였기 때문에, 우리는 최소한의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이민자들은 전쟁의 세월에 대해 물을 때 서로 상처를 주지 않지 위해 조심을 하곤 했다. 그녀도 그것을 의식해서인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전쟁 동안에는 어디에 있었나요?” 내가 대답했다독일에 있는 유태인 수용소에 갇혀 있었습니다.”  로마는 문득 아득히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한 시선을 지었다. 고통스럽지만 달콤한 어떤 기억을 떠 올리는 듯했다. 내가 물었다. “왜 그러죠?”

로마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과거에 있었던 어떤 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어린 소녀였을 때, 나는 유태인 강제 수용소 근처에 살고 있었어요. 그 곳에 한 소년이 갇혀 있었는데, 꽤 오랫동안 나는 날마다 그 소년을 찾아가곤 했습니다.

나는 그에게 사과를 갖다 주었어요. 철조망 너머로 사과를 던져 주면 그 소년은 무척 행복해 했지요.” 로마는 무겁게 한숨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우리가 서로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가를 설명하기는 무척 어려워요. 어쨌든 우리는 그 때 너무 어렸고, 몇 마디 얘기 밖에 주고 받을 수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둘 다 서로를 무척 사랑했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 소년이 다른 많은 유태인처럼 처형 되었으리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생각을 하면 견딜 수가 없어요. 그래서 나는 우리가 서로 사랑의 눈길을 주고 받았던 그 여러 달 동안의 그의 모습만을 기억하려고 애를 쓰지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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