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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10/2) [다섯 살 딸의 참사랑]

아빠와 엄마 그리고 일곱 살 난 아들과 다섯 살 짜리 딸이 살았습니다.

어느 날 아빠가 아들과 딸을 데리고 등산을 가다가 그만 교통사고를 당해
아들이 심하게 다쳤습니다.
응급수술을 받던 중 피가 필요했는데,
아들과 같은 혈액형은 딸뿐이었습니다.

다급한 아빠가 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얘야, 너 오빠에게 피를 좀 줄 수 있겠니?”
딸아이는 이 질문에 잠시 동안 무얼 생각하는 것 같더니
머리를 끄덕였습니다
.

수술이 끝난 뒤 의사가 대성공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때까지 딸아이는 침대 위에 가만히 누워 있었습니다.

네 덕분에 오빠가 살게 되었어!”
아빠의 말을 들은 딸이 낮은 목소리로 아빠에게 물었습니다.

! 정말 기뻐요. 그런데! 나는 언제 죽게 되나요?”
아버지가 깜짝 놀라 물었습니다. 아니 죽다니? 네가 왜 죽는단 말이냐?”
피를 뽑으면 곧 죽게 되는 게 아닌가요?”

잠시 숙연한 침묵이 흐른 뒤 아빠가 입을 열었습니다.
그럼, 넌 죽을 줄 알면서 오빠에게 피를 주었단 말이냐?”
!~ 전 오빠를 많이 사랑하거든요.”

아빠는 그 순간 두 눈에 감동의 눈물이 흘렀고
어린 딸을 꼭 껴안아 놓을 줄을 몰랐습니다.

다섯 살 어린아이의 목숨을 건 결단.
그 사랑에 대한 진정성은 어떤 것이었을까?

– 아가페?
필리아?
에로스?

목숨을 건 참 사랑그 진정성이 과연 내게도 남아 있는지….

창립 12주년을 보내면서 주일 아침에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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